제10편: 흔들린 사진, 초점 안 맞은 사진을 지워야 하는 이유와 영리한 삭제 기준

 

안녕하세요! 물어보기 싫을 때 보는 컴맹 탈출, 여러분의 친절한 김비서입니다.

​지난 시간에는 여러 장의 사진을 손가락 터치 몇 번으로 예쁜 액자 하나에 쏙 집어넣는 '콜라주' 합치기 비법을 배워보았습니다. 가족들과 친구들에게 근사한 연합 사진을 보내며 뿌듯한 시간을 보내셨으리라 믿습니다.

​이렇게 사진을 합치고 꾸미다 보면 자연스럽게 내 스마트폰 사진첩(갤러리)을 깊숙이 들여다보게 됩니다. 그런데 사진첩을 내리다 보면 유독 눈에 밟히는 사진들이 있습니다. 손주가 재빨리 지나가서 형체를 알 수 없이 흐릿하게 찍힌 사진, 멋진 풍경을 찍었는데 수동카메라처럼 앞이 뿌옇게 흐려진 사진, 어두운 곳에서 찍어 픽셀이 다 깨진 사진들이 가득 차 있을 텐데요.

​"그래도 그날의 추억이 담긴 건데..." 혹은 "나중에 혹시 쓸데가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차마 쓰레기통에 넣지 못하고 수개월, 수년 동안 그대로 방치해 두는 경우가 많습니다. 자녀들은 폰이 느려진다고 무조건 지우라고 하지만 내 손으로는 참 지우기가 아깝지요. 오늘 김비서가 왜 이런 사진들을 과감하게 정리해야 하는지 감정적인 이유와 기술적인 원리를 설명해 드리고, 후회 없이 영리하게 사진을 솎아내는 김비서만의 '3단계 삭제 기준'을 알려드리겠습니다.

​## 1. 흐릿한 사진들이 내 스마트폰을 병들게 합니다

​"김비서, 어차피 저장 공간도 지난번에 늘려놨는데 흐릿한 사진 좀 놔두면 어때서 그래?"라고 생각하실 수 있습니다. 하지만 초점이 안 맞고 흔들린 사진들이 사진첩에 수백 장씩 쌓여있으면 생각보다 많은 문제가 생깁니다.

​첫째로, 우리의 뇌가 피로해집니다. 잘 나온 사진을 찾으려고 사진첩을 넘길 때마다 중간중간 흐릿하고 엉망인 사진들이 눈에 걸리면, 나도 모르게 시력이 더 나빠지는 것 같고 정신적으로 산만함을 느끼게 됩니다. 정작 중요한 사진을 찾을 때 시간도 훨씬 오래 걸리지요.

​둘째로, 스마트폰 컴퓨터가 쓸데없는 일을 하게 됩니다. 스마트폰은 사진첩을 열 때마다 그 안에 있는 모든 사진을 우리 눈에 보여주기 위해 뒤에서 열심히 가동됩니다. 형체를 알 수 없는 불량 사진들까지 일일이 읽어들이느라 배터리도 더 빨리 닳고 화면이 부드럽게 넘어가지 못하고 버벅거리게 되는 것입니다. 즉, 아까워서 남겨둔 사진들이 내 소중한 스마트폰을 느리게 만드는 주범이 되는 셈입니다.

​## 2. 영리한 삭제 기준 1단계: 인물의 '눈'과 '표정'이 살아있는가?

​그렇다면 어떤 사진을 남기고 어떤 사진을 버려야 할까요? 기준이 명확하면 지울 때 마음이 아프지 않습니다. 가장 먼저 사람 사진을 정리하는 기준입니다.

​우리가 가족이나 친구 사진을 찍는 가장 큰 이유는 그 사람의 '얼굴'과 '그날의 감정'을 기억하기 위해서입니다. 사진을 손가락 두 개로 크게 확대해 보세요.

  • 남겨야 할 사진: 비록 몸이나 배경은 약간 흔들렸더라도, 사람의 눈동자가 선명하게 보이고 웃는 표정이 살아있다면 그 사진은 세상에 하나뿐인 역동적인 추억이므로 절대 지우시면 안 됩니다.
  • 지워야 할 사진: 아무리 구도가 좋아도 눈이 반쯤 감겼거나, 얼굴 형태가 바람처럼 휙 날아가서 누구인지 알아보기 힘들 정도라면 과감하게 휴지통으로 보내야 합니다. 그런 사진은 나중에 다시 보아도 기분이 좋아지기보다는 아쉬움만 남기 때문입니다.

​## 3. 영리한 삭제 기준 2단계: 풍경의 '글씨'와 '선'이 뭉개졌는가?

​두 번째는 여행지에서 찍은 풍경이나 간판, 음식 사진을 정리하는 기준입니다. 멋진 산 정상에 올라가서 표지석을 찍었거나 예쁜 카페에서 음식을 찍었을 때 적용해 보세요.

  • 확대해 보기: 사진 속에서 가장 중심이 되는 물체나 글씨를 크게 확대해 봅니다. 비석에 새겨진 글씨가 정확히 읽히는지, 음식 위에 뿌려진 깨소금이 선명하게 보이는지 확인하는 것입니다.
  • 결정하기: 만약 글씨가 두 겹, 세 겹으로 겹쳐 보여서 무슨 글자인지 해독이 불가능하거나, 나뭇잎들이 그냥 초록색 물감을 칠해놓은 것처럼 뭉개져 있다면 그 사진은 풍경 사진으로서의 가치를 잃은 것입니다. 인터넷에 검색하면 훨씬 더 깨끗하고 멋진 그 장소의 풍경 사진이 많으니, 내가 찍은 불량 풍경 사진은 미련 없이 정리하셔도 좋습니다.

​## 4. 영리한 삭제 기준 3단계: 똑같은 사진 중 '최고의 한 장'만 고르기

​우리가 사진을 찍을 때 가장 많이 하는 실수가 있습니다. 손이 떨리거나 순간을 놓칠까 봐 나도 모르게 셔터 단추를 다다닥 연달아 눌러서 똑같은 사진을 대여섯 장씩 찍는 것입니다.

​나중에 사진첩을 보면 완전히 똑같은 포즈와 배경의 사진이 줄지어 서 있는 모습을 보게 되지요. 이걸 그대로 두면 용량만 엄청나게 차지합니다.

  1. ​똑같이 찍힌 사진 5장을 눈앞에 나란히 띄워봅니다.
  2. ​하나씩 번갈아 넘기면서 눈을 감았거나, 조금 더 어둡게 나왔거나, 미세하게 흔들린 사진들을 하나씩 가려냅니다.
  3. ​마지막까지 살아남은 가장 선명하고 내 마음에 쏙 드는 **딱 1장(많아야 2장)**만 남겨두고 나머지는 모두 삭제합니다.

​이렇게 최고의 에이스 한 장만 남겨두면, 나중에 가족들에게 사진을 공유할 때도 고심할 필요 없이 그 한 장만 톡 보내면 되니 정말 편해집니다. 사진첩도 영화 잡지처럼 아주 깔끔하게 정돈되지요. 지난번에 말씀드렸듯이 잘못 지운 사진은 휴지통에 30일간 살아있으니 겁내지 말고 과감하게 손가락을 움직여 보세요!

[핵심 요약]

  • ​흔들리고 초점이 안 맞은 사진을 그대로 두면 스마트폰 화면이 버벅거리고 배터리가 빨리 닳습니다.
  • ​인물 사진은 크게 확대했을 때 '눈'과 '표정'을 알아볼 수 없다면 과감히 삭제하는 것이 좋습니다.
  • ​풍경 사진은 중심이 되는 사물의 선과 글씨가 뭉개져 있다면 보관할 가치가 떨어집니다.
  • ​연달아 찍은 똑같은 사진들 중에서는 가장 잘 나온 '최고의 한 장'만 남기고 나머지는 정리합니다.

[다음 편 예고]

​불량 사진들을 깨끗하게 솎아내어 사진첩을 명품으로 만드셨나요? 다음 편에서는 이렇게 정리한 예쁜 사진들을 컴퓨터로 옮겨서 볼 때, 날짜와 순서가 뒤죽박죽 섞여서 답답했던 문제를 시원하게 해결하는 **"제11편: 컴퓨터로 사진 볼 때 순서대로 안 나와서 답답할 때 - 파일 이름 정렬의 비밀"**을 들고 찾아오겠습니다.

오늘 사진첩을 열어 흐릿한 사진을 몇 장이나 정리하셨나요? 혹은 사진을 확대해서 확인하는 과정에서 손가락 조작이 마음처럼 잘 안 되어 답답하셨다면 댓글로 남겨주세요. 친절한 김비서가 사진 크게 보는 요령을 답글로 다시 알려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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